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라미님의 수술경험 후기 #3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절제술

오늘은 보라매 병원에서 받았던 복강경하 전자궁절제술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전자궁절제술이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보니, 수술을 결정한 환자 분들 중 두려움이 상당한 경우도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복강경하 전 자궁 절제술은 절개도 구멍 1~3개 정도 내고 회복과 일상생활 복귀도 빠른 편이라고 한다. 의사 선생님 말씀에 겨우 약간은 안심이 됐다. 수술 전에 이것저것 검색하는 환자들이 조금이나마 마음 편하도록 + 정보와 TIP 공유를 위해 글을 적는다.

40대 중반부터 자궁선근증이 있어 보라매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았다. 그렇게 검진을 받던 중 자궁을 적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선생님 소견에 수술을 결정했다.

* 자궁선근증 : 정상위치를 벗어나 비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자궁내막 조직에 의해 자궁 크기가 커지는 질환. 임신 시 자궁이 커지는 것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낸다.

<병원입구>

수술 전

1. 입원 전 3일 이내 코로나 검사결과

꼭!! 입원 전 3일 이내 시행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검사가 한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러면 전염병이 아니겠지.
수술 때 같이 있어줄 남편도 같이 동네 보건소에 들러 검사를 받았다.

2. 보호자 상주는 단 1인

입원기간 동안은 보호자 1인만 함께 있을수 있고, 보호자도 3일 이내 시행한 코로나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 한 번 상주 등록을 하면 잠깐 외출은 가능해도 외박은 안된다.

입원일이 미뤄지거나 사정이 생기면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할 수도 있으니
1~2일 전으로 잘 조절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입원당일/수술 전일

오후 1시까지 입원을 해야 했기에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했다.
보라매 병원 2층에 입퇴원 수속을 하고 2동 행복관 4층 산부인과 병동으로 올라갔다.

내가 원래 전혀 계획적이지 않은데, 몸도 힘든데 불편한 일은 없게 하려고 수술 전 준비물은 철저히 챙겼다. 남편도 나랑 비슷한데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다들 병원에서 만큼은 계획형 인간이 되어보는 걸 추천한다.

간호사 선생님의 환영을 받고 키, 몸무게 등을 체크한 다음 전반적인 수술 과정 설명을 들었다.

이제 수술 전 본격적인 임무는... 바로 피부 제모 하기. 회음부 부분 1/3정도만 제모하면 된다는 설명과 함께 크림같은 걸 주신다. 잘 못하면 친절하게 필요한 부위에 발라주시기도 한다. 병원을 안 다녀 본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민망했다. 적은 나이 아니어도 민망함을 못 느끼는 건 아니다 ^^; 병원에서 제모하기가 민망하고 불편하다면 미리 해오는 것도 좋을 듯... 바른 뒤 15분 후에 물티슈로 닦거나 샤워실 가서 씻으면 털이 자연스레 빠진다고 하신다.

그 다음은 항생제 반응검사를 했다. 이 약이 나한테 사용해도 되는지 확인하는 검사인데, 팔 안쪽에 약물을 조금 주입하고 피부상태를 보는데... 이게 꽤 아프다. 입원하고 처음으로 눈물 찔끔날 뻔.

조금 기다리니 주치의선생님이 오셔서 수술 방법을 간략히 설명하고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받아가셨다. 무슨 일이든 싸인을 해야 실감이 난다고... 이제 진짜 수술하는 구나 싶어졌다.

저녁쯤엔 수술 전 대변을 2번 정도 봐야한다고, 꼭! 수술 전에 봐야한다고 하셔서 저녁 식후로 관장약 1포를 주셨다.

물 150-200cc 정도에 타서 먹으면 되는데, 한참 소식이 없었다 T.T 진짜 화장실 소식은 필요할 땐 안 오고, 오면 안될 땐 갑자기 터진다... 그 법칙이 수술할 때도 틀리지 않다니. 결국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먹고 안 나오는 분들도 많다고 이따 8시정도에 항문으로 관장하면 그때 봐도 된다고 하셨다.

밤 8시에 관장을 하고 나서 연달아 3번 이상 화장실을 갔다.

그 다음엔 굵은 주사 바늘을 잡고 수액을 달아주신다. 그리고... 나에겐 항생제 검사와 제모나 관장만큼이나 큰 고난. 밤 12시부터 물도 안 되는 금식이 시작됐다.. 남편이 배고프다는 날 불쌍하게 바라보는데 마음 같아선 같이 금식하자고 하고 싶었지만 ㅎㅎㅎ... 날 도와줘야 하는 보호자니까 당신이라도 밥 든든히 먹으라고 했다 TT

수술 당일

이제 드디어 수술 당일!
운 좋게 오전 8시 첫 수술이어서 7시 15분 정도에 5층 수술장으로 출발했다. 금식이 제일 괴로운 나로선 정말 감사한 일.

수술 과정은 내가 여기다 적을 수가 없다... 왜냐면 당연히 마취해서 기억이 안 나니까. 수술은 2시간 정도 걸려 끝이 났고 회복실에서 깨어난 순간, 통증이 물 밀 듯이 밀려왔다. 정신을 못 차린다는 게 어떤 건지 이 때 제대로 알았다. 서둘러 무통 주사와 추가 진통제를 맞고 진정한 뒤 병동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이후엔 2시간 정도 금식 하고 그 날은 물만 먹을 수 있다. 다음 날엔 미음-죽-밥 순서로 식사가 나온다. 전신마취로 수술했기 때문에 최소 4시간정도는 깨어서 심호흡 하라고 하셨다. 밑에는 소변줄이 끼어 있었고 내일 새벽에 제거 해주신다고 했다. 남편과 이야기 하면서 계속 심호흡, 무통주사 누르기, 물마시기를 반복하는 밤이었다.

수술 1일차

오전 6시쯤에 소변줄을 제거하고 4시간 안에 소변을 봐야 한다고 하셨다.

너무 지쳐서 내가 과연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 됐는데... 다행히 남편의 도움으로 화장실에 갔고 다행히 잘 볼 수 있었다. 후기에 소변줄 제거 후 소변을 잘 못 볼 수도 있다는 걸 봐서 걱정했지만 성공^^ 아침에 미음이 나왔고 점심에는 죽 저녁에는 밥... 내가 금식할 때만 해도 수술 끝나자마자 밥 먹는다고 별렀는데, 막상 많이 먹었는지 속이 조금 불편했다 TT 아무리 먹는거 좋아해도 역시 수술 앞엔 장사 없다니까. 물어보니 수술 후 가스가 나와야 뱃속이 편해진다고 하여 먹고 운동 먹고 운동하기의 반복. 그렇게 가스가 나오자 훨~씬 편해진다. 다들 힘들어도 보호자 옆에 딱 두고, 병원 산책 하면서 열심히 움직이자. 그래야 퇴원도 빨리하고 살 맛 난다.

수술 2일차/퇴원

아니, 그래도 전자궁절제술인데 벌써 퇴원을...? 이렇게 생각하실 분도 있고, 나도 그랬었다. 그런데 수술 경과가 워낙 좋아 하루 더 입원 한다고 해서 뭐 해주는 것도 없다길래 퇴원하게 되었다.

다음 병원 방문일은 수술 후 7-10일경에 예약을 잡아 주셨고, 진단서등 중요한 서류 발급은 조직검사가 나오는 시점에 발급받을 수 있어 교수님 외래에서 발급 받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조직검사는 수술 후 보통 7-10일 이후에 나온다.)

참고! 보통 입원은 3박 4일 이라던데 요즘은 수술 경과도 좋고 코로나 때문에 자리도 없어서 2박3일 입원 후 퇴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