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라미님의 수술경험 후기 #6

자궁경부 원추절제술 (LLETZ 시술)

얼마 전 건강검진을 통해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자궁경부이형성증’을 진단 받았다. 무서운 이름과는 달리 20대 여자들 사이에서도 많이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증상은 질 분비물 증가, 악취 동반 냉대하증, 하복부 통증, 부정 출혈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이 다 나타났으면 진작 병원을 갔겠지만, 평소 부정 출혈 정도만 심하지 않은 정도로 있어서 크게 걱정 안했는데…

자궁경부이형성증은 CIN 1, 2, 3 이라는 단계를 거쳐 자궁경부암이 된다고 한다. 이정도면 타이밍 좋게 건강검진 받은 게 진짜 천만다행이다. 진단 받을 때 난 CIN2 단계로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이라는 수술이 필요한 단계였다. 원추절제술은 해당 병변 부위를 원추 모양으로 도려내는 수술로 치료 및 조직검사도 진행한다.

자주 가던 보라매 병원에서 수술 진행을 결정했다. 상담을 받아보니 수술시간은 30분 정도, 당일 수술 후 바로 퇴원도 가능할 정도로 간단하다고 한다. 하루 만에 퇴원이 가능할 정도면 심각하거나 어려운 수술은 아니겠구나 싶어서 그제야 좀 안심이 되었다..

입원일/수술 당일/퇴원

먼저 오전 10시까지 입원 수속하는 곳에 가서 수속을 밟고 4층 산부인과 병동으로 향했다.

병동 도착!
병동에 도착하자마자 간호사 선생님들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입원 수속을 하며 받은 첫번째 질문은 “자정부터 물 포함 금식하고 오셨죠?” 였다. 이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겠지만 수술할 때는 꼭 물 포함 금식을 해야한다. 나처럼 야식과 모닝 아아를 즐기는 사람에겐 정말 힘든 일… 그렇지만 어쩔 수 없지 ㅠ 금식하고 왔다 대답한 다음 입원 설명, 수술 전반적인 과정, 퇴원 설명까지 들었다.

친척이 개복 수술하는 걸 들어서 아는데 제모, 관장, 금식에 수술하고 나서도 가스 나올때까지 이틀은 굶는 경우도 허다한 걸 보면… 적절하게 검진받아 원추절제술로 끝나다니 다시 한 번 다행이다.

당일 수술을 위해 내원해서 그런지 내가 간 시간엔 아직 퇴원한 분들이 없어 12시까지 잠깐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기다리는 동안엔 지루할 틈이 없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굵은 주사 바늘 잡기, 피 검사, 항생제 반응 검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서 오히려 정신이 없었다.

드디어 자리를 안내 받으며 20분 뒤 수술장 간다는 말을 들었고, 10분 뒤에 출발햇다. 진짜 간단한 수술인데도 막상 수술 받게 되니 떨린다 떨려…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로 바로 끝이 나고, 생각보다 통증도 별로 없었다. 바로 병동으로 올라와 수술 후 설명을 들었다.

수술 후 중요사항을 정리하자면, 1. 수술 후 금식 없이 바로 물 마시기도 가능
2. 4시간 뒤 질 내 거즈 제거
3. 4시간 뒤 소변 잘 나오는지 확인 정도가 있다.

금식없이 바로 물마시기가 가능한 이유는 전신마취가 아니라 잠깐 수면마취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지혈을 위해 질 내에 거즈 4장 정도를 넣게 되는데, 4시간 뒤 환자가 알아서 제거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 다음엔 4시간 뒤 소변 잘 보는지 한 번 확인하면 된다.

수술 후 4시간이 지나고, 간호사 선생님이 ‘거즈 제거 하세요~’ 라고 하셔서 화장실로 갔다. 막상 제거하려니까 아플까봐 겁났는데… 밑으로 살짝 나온 거즈 끝을 살살 잡아 당겨보니 아프지 않고 쏙 빠져나왔다. 그 뒤에 소변도 바로 잘 봤다. 이번 수술은 진짜 간단한데 걱정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싶을 정도 ㅎㅎ…

중요! 만약 거즈를 제거하고도 생리 2일째 정도 출혈이 계속된다면 전화를 주거나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다음 병원 방문일은 수술 후 7~10일 사이로 잡아주셨고, 그 때 ‘조직검사 결과’와 ‘보험회사 제출 서류 발급’ 받기가 가능하다. 소변 보고 난 다음 말씀드렸더니, 퇴원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바로 퇴원절차를 밟았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퇴원약을 가지며 집으로 귀가했는데,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병을 이정도 간단한 수술로 마쳤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슴 쓸어내렸다. 아무리 금방 끝나고 어렵지 않은 수술이라고 해도 처음 병 진단 받을 때부터 불안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이라는 병명이나 원추절제술이나 다 처음 들어서… 마음은 힘들었지만, 설명을 듣고 나니 안전한 수술에 경과도 좋고 친절하신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 덕분에 신속하게 수술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보라매 병원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